자라오면서 속썩일때마다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.
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야 내 마음을 알지.
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.
산후조리원이 천국까진 아니었는데, 출산 후 집에 오니 정말.. 조리원이 좋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다.
조리원에서 산후 회복을 하고 편하게 쉬라며.. 모두들 모자동실을 자주 하지 말라고 했다. 그래도 많이 한 편이었는데..
집에 온 첫날! 아기가 이렇게 많이 우는지 처음 알았다. 모자동실은 길어봐야 2-3시간이라 자거나 먹거나 해서 아기가 우는 모습은 자주 못 봤다. 멘붕이었다. 왜 이렇게 자주 울지? 울지 마. 나도 울고 싶다고.. 실제로 아기가 울고 잘 달래 지지 않을 때 나도 같이 울었다.
코로나 때문에 조리원의 모든 교육은 중단되었었고.. 아기를 케어하는 기본적인 부분도 잘 알지 못했다. 기저귀갈기, 목욕하기 등등..
산후도우미님이 오시고 나서야 조금씩 육아를 알게 되었다. (정말 고맙습니다!!!)
나는 산후 우울증이 오지 않을것 같았는데 오더라.
출산할 때 진통을 겪어서 그런지 뼈 마디마디가 아팠다. 특히 손목. 손목 보호대를 하고 산발인 머리를 질끈 묶고 아기를 안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니 슬프더라.
변화된 몸은 거울을 볼 때마다 나를 서글프게 했다. 그런 마음들이 모여 나의 모성애를 갉아먹기 시작했다.
왜 이렇게 우는 거야?! 나도 좀 살자! 정말 죽어버릴 거 같아!!!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에게 소리를 지르고 같이 엉엉 운 날이 정말 많았다.
특히 밤에 새벽에 우는 아기에게 많이 화를 냈다.
정말 죽겠다 나 좀 살려줘라 악! 소리를 지르고 또 울었다.
이 시기에 남편이 아기를 케어해 줬다. 3시간에 한 번씩 수유하고 1시간 자고 출근하고..
지나고 보니 조금 미안하네
100일 지나고 나니 나도 육아가 조금은 익숙해졌고, 아기는 통잠을 자주었다. (물론 새벽에 자주 깼지만..)
요즘에야 남자들이 같이 육아를 한다고 하지만
그 시절, 내가 어릴 적엔 엄마의 독박 육아였다. 아빠는 돈 버느라 아빠 나름대로 고생했다. 안다.
엄마는 어떻게 참았을까?
할머니도 멀리 살고, 친구들도 멀리 살고.. 오롯이 엄마 혼자 이겨냈어야 했을 텐데..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씩 어떻게 하루종일 돌봤을까?
애를 낳아봐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더니 맞는말인거 같다. 이제 조금씩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 것 같다.
글을 쓰는 지금도 내 새끼는 바닥에 수박을 뿌리고 있다. 아이고 두야......
엄마는 어떻게 참았을까?
육아는 어렵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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